이모는 각종 '건강' 잡지와 거짓말 일색인 골상학 책자도 정기 구독했는데, 점잔을 빼며 무식한 소리를 잔뜩 늘어놓는 그 책들이야말로 이모에겐 삶의 활력소였다.
집안 환기를 비롯해 어떻게 잠자리에 들고 어떻게 일어날지,
무얼 먹고 무얼 마실지, 운동은 얼마나 하는 게 적당하고 어떤 마음 자세를 갖는 게 좋은지, 어떤 옷을 입어야 할지 등 거기 나와 있는 온갖 헛소리들이 이모에겐 복음과도 같았으며,
이번 달 건강 잡지 내용이 걸핏하면 지난달의 권고 내용을 완전히 뒤엎기 일쑤였지만 전혀 개의치 않았다. 이모는 누구보다도 순진하고 올곧았고, 그런 만큼 봉이 되기도 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