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의 추천과 열광적인 반응으로 이 책을 알게 되었으나 읽고 싶지 않았다. '엄마와 딸' 이라니, 얼마나 무시무시한 주제인가.
나는 도저히 이 책을 읽을 용기가 나지 않았다.
독파 챌린지 모집을 하는데, 미셸 자우너와의 북토크 까지 예정되어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 때가 아니면 나는 영영 이 책을 못 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신청을 했다.
김이나 짜장면 같은 음식을 타향인의 시선으로 설명해놓은 장면들이 너무 흥미로웠고, 당연한 것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그리고 내 가족, 내 주변을 살뜰히 돌보는 것이 내 정체성을 공고히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도 깨달았다.
'엄마와 딸'은 평생 숙제 같은 사이다. 이 책을 읽으며 훌쩍댔으니 며칠은 엄마와 평화롭겠지만 또 시간이 지나면 엄마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가슴을 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 둘의 시간이 유한하다는 걸 잊지 않으며 조금은 덜 싸워보려고 한다. 참 중요하지만 어려운 다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