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뇨. 훌리안은 작품이나 자기 이야기를 하는 걸 싫어했어요. 파리 생활이 행복한 것 같진 않았어요. 비록 그는 어디서든 행복할 수 없는 그런 부류의 사람이라는 인상이었지만요. 사실 난 그를 한 번도 깊이 안 적이 없어요. 그 사람이 그러도록 날 내 버려두지 않았죠. 그는 혼자 있기를 좋아했고 가끔은 세상과 사람에 대한 흥미를 접은 것 같았어요. 카베스타니 씨는 그를 수줍음 많고 정신이 좀 이상한 사람으로 여겼지만, 내가 볼 때 훌리안은 자신의 추억에 갇혀서 과거에 사는 사람 같았어요. 그는 온전히 자기 자신과 자신의 책들을 위해서 살았어요. 호사를 누리는 죄수처럼 그 책들 안에서 살았던 거죠.”
“그가 부러운 것처럼 들리네요.”
“언어보다 더 끔찍한 감옥들도 있어요, 다니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