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 해동안, 내 첫 장편 영화였던 '너와 나'라는 작품을 찍으면서, 나는 분명히 세월호 아이들이 여기에 있다는 거를 느낄 수 있었어. 그리고 그 영화를 준비하는 6년이라는 시간 동안 나에게 아주 중요했던 이름들, 박길례 선생님, 깅용균 군, 변희수 하사, 그리고 잠시만요, 기억이 안나네요. 죄송합니다. .... 이경택 군, 외할아버지 할머니, 외삼촌, 아랑쓰, 그리고 세월호의 아이들. 특히나, 예진이, 영은이, 슬라바, 정무. 나는 이들이 분명히 죽은 뒤에도 여기 있다고 믿어." (제58회 백상예술대상 TV남자조연상 조현철 배우 수상소감 중에서)
'한국 사회는 이 비극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를 덧붙인 이 책은 "미래의 피해자들은 이겼다."고 선언한다. 트라우마 생존자의 이야기가 주된 골자다. 여러 사례의 연구도 더해 그들의 목소리가 허상이 아님을 밝힌다.
"이 책은 세월호 생존학생 연구와 천안함 생존장병 연구를 진행했던 제가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미약하게나마 그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데 기여하고자 쓴 글입니다."
피해자들은 여전히 여기 있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이 책은 사망자 뿐만 아니라 생존자도 마찬가지라는 관점에서 그들의 언어를 이야기로 묶었다. 이는 보건학자 김승섭 교수가 짚은 이 사회의 한 맥이기도 하다. <아픔이 길이 되려면>, <우리 몸이 세계라면>을 읽은 당신이라면 이 한 권 또한 받아들여야 한다. 그건 '읽는'사람으로서 미약하게나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일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