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열심히 하면 무서워져.” 공부든, 글쓰기든, 사랑이든, 그 무엇이든 너무 열심히 하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운 생각이 든다고 원영은 말했다. (43쪽)
우리 엄마가 많이 생각났다. 우리 엄마도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다. 다만 원영보다 걱정이 조금 더 잦은 사람이다. 걱정을 넘어 불안을 안고 사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엄마가 답답할 때가 종종 있다. 그런데 임솔아 작가님의 작품과 작가노트를 읽고 나는 엄마가 삶을 너무 사랑해서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의 불안은 거기서 시작된 게 아닐까. 유독 삶을 많이 사랑해서, 그래서 그 반대되는 죽음을 유독 두려워하는 것이고 그래서 엄마에게는 불안과 걱정이 많은 것이 아닐까. 그 순간 엄마를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면 엄마는 왜 그렇게 삶을 사랑할까, 라는 질문에는 내가 대답할 수 없지만 엄마의 삶에 내가 있다는 점이 그 답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칠 것임은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