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는 요리를 잘하는 편은 아니었다. 학창시절 내가 오후까지 방과후 활동을 하느라 학교에 있어야 하면, 엄마는 매번 볶음밥을 싸주셨다. 각종 야채와 스위트콘이 들어간 볶음밥 그리고 호일에 따로 싼 케첩. 피곤해서 구내염이 난 입 안에 케첩이 닿으면 호들갑스럽게 작은 비명을 내지르면서도 끝까지 그 볶음밥을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난다. 집을 나와 기숙사에서 살고 자취를 한지 너무 오래되어 이제 새삼스레 집밥이 그립지도 않지만, 추억이 담긴 음식을 생각하면 항상 떠오르는건 그 볶음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