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공주와 왕자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이제는 흔해 빠진 정형화된 문장. 모두가 '오래오래 행복하게'라는 말에 의문을 품고, 말도 안 된다고. 시시하다고 생각하자 작품을 이 문장으로 끝내기가 힘들어졌다. 근데 그럼 어떤가. 주인공이 오래오래 행복하면 어떤가. 오래오래 행복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기에 공상 속에서 비현실을 바라는 것이 아닐까.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이 어느 순간 씻은 듯이 낫고, 오랫동안 지독하게 괴롭히던 외로움이 사랑을 통해 마치 존재하지 않은 것처럼 사라지고. 그런 기적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들. 그런 행복한 결말. 우리는 작품 속에 우리를 투영한다. 그렇기에 행복한 결말을 바라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원영이 낫지 않으면 너무 괴로울 것 같다는, 현실을 사는 이원영의 바람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