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만드는 법 좀 가르쳐주실래요?" 내가 물었다. "엄마가 제게, 아주머니한테 좀 배워서 해달라고 했어요. 아주머니도 좀 쉬실 수 있게 제가 도와드리고 싶어요."
"걱정 마." 아주머니가 말했다. "이건 내가 그냥 알아서 할게. 너는 너랑 네 아빠 저녁을 만드는 게 나를 돕는 거야."
이게 나한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아주머니에게 설명할지 말지 잠깐 망설였다. 역할 바꾸기를 완벽하게 해내려면 엄마가 드실 음식을 만드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나는 그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싶다고. 음식은 우리끼리 나누는 무언의 언어이며, 우리가 서로에게 돌아오는 일, 우리의 유대, 우리의 공통 기반을 상징하게 됐다고. 하지만 아주머니에게 말할 수 없이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었기에 더는 아주머니를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이 감정을 그냥 외동의 별 근거 없는 자아도취쯤으로 돌려버리고, 아주머니가 요리를 가르쳐주지 않는다면 다를 역할을 찾아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