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맞벌이를 하신 부모님으로 인해서 언니와 둘이서 저녁을 먹는 날이 많았다. 언니는 나보다 고작 3살 많았고, 부모의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나이인 건 나와 똑같았으나.. 동생을 보살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어린 시절부터 내 저녁상을 차려주었다. 구체적인 메뉴가 정해져있진 않다. 비슷한듯 조금씩 다르게 차려지는 어린 언니의 저녁상.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된 우리가, 어쩌다 함께 단둘이 저녁을 먹게 되었다. 그 시절 우리가 먹었던 음식과 비슷한듯 다른 저녁상, 그 앞에서 우리는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밥을 먹는다. 여전히 서로가 가까이 지낼 수 있음에 안도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