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읽어본 것은 아니지만, 한강 작가의 작품은 읽고나면 가슴이 먹먹합니다.
특히, 너무 아름다운 섬 제주가 품고 있는 이야기는 그동안 다른 매체를 통해서 표면적으로 알고 있었습니다만,
여행에서 보고 지나가는 어떤 표지처럼 쓱 흩고 지나갔던 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번 작품을 통해 한 사람의 인생에 각인되고, 또 그 삶이 다른 삶에게 어떻게 스며 들었는지 어렴풋하게 짐작하게 됐습니다.
화자 '경하'를 통해 환상인 듯, 실제인 듯 인선과 그의 부모님. 좀더 정확하게 어머니의 기억들이
전기가 끊긴 인선의 집 어둠속에서 펼쳐집니다.
극복하거나 이겨낼 어떤 문제가 아니라 드러내놓고 아파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잊을 수 없었고, 계속 생각해야만 했던 삶 이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 모든 감정들이 너무 차분하게 '밀도'가 다른 눈처럼 계속 쌓여서 책장을 덮을 즈음엔 그냥 가슴 한켠이 뻐근 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