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116 문제는 내가 별의별 악랄한 짓을 다 해서 엄마를 마음 아프게 했듯이 엄마가 그저 나를 마음 아프게 하려고 그 이야기를 꺼냈다는 점이다.
세상에서 나를 가장 잘 알고, 많이 아끼는 존재가 어느 시점이 되면 왜 그렇게도 미울까. 내 인생을 방해하려고 조물주가 만든 존재처럼 느껴진다.
독립을 위해 그런거라면, 평생 이 균열감을 느끼고 살도록 하지, 왜 한참 지나고 나서야 다시 그 소중함을 느끼도록 하는 걸까. 엄마와 외할머니가 아직 전화로 다투는 소리를 듣고, 엄마가 하는 소리가 듣기 싫어 아직 방문을 닫다가도 문득 나는 엄마가 없는 세상에 대한 공포감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