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에서 영원으로>
지질학자에게로 온 등기가 세탁물과 함께 세탁소로 향하고, 엿보고 싶은 욕망에 빠진 세탁소 주인은 내용을 읽고는 <금일 휴업>을 붙인다. 그는 사업 실패로 인해 도주한 것일까?
존 클리브스 심스가 주장한 #지구공동설. 지구 내부에 동굴 같은 또 다른 세상이 있으며, 선하고 아름다운 종족이 사는 심조니아라는 낙원이 있다는 가설. 미구엘 살바도르는 지구 공동설의 증인이다. 그럼 미구엘은 이곳과 심조니아 중 어느 곳이 더 마음에 들까?
"이런 당신은 정말 모르고 있군요...
사실은…… 여기가 바로 땅속이라는 것 말입니다. 아니, 좀 더 정확히는 땅속이 곧 지상이고……지상이 곧 땅속이라고 하는 게 옳을지도 모르지요. 그 둘은 마치 우리가 입고 있는 옷의 안과 겉처럼 그렇게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거니까요.(p 167~8)
"그러나 서기는 결국 이 단락을 모두 삭제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심조니아가 지하세계의 낙원이 아닐 수도 있다는 미구엘의 주장에 동의하고 싶지 않았다. 만약 땅 밑 세상조차 지금 이곳과 똑같다면, 그래서 어디가 땅 아래고 어디가 땅 위인지 구분하기 어렵다면, 대체 지구 공동설 이론학회 따위가 다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p 169)
#싱크홀
우리가 메우기 급급했던 그 많은 구멍들이 기실은 이세계로 향하는 입구나 출구였던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