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2년 영국의 토마스굿맨이 만든 축구공에서부터, 한국인 박흥수가 인도의 펀자브 지방에 '굿맨 앤드 박 볼 컴퍼니'를 세우기까지 축구공의 역사와 기원 을 담은 소설.
그녀는 탁월한 이야기꾼인가?
공처럼 데굴데굴 굴러가는 이야기는,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살피게끔 만든다. 확실치 않은 이야기에 다양한 가설을 덧붙인다. #동명의연극 까지 만들 정도로 짧은 단편이 담고 있는 서사는 깊고도 쫀쫀하다. <런던 아동의 실패>에 관한 프로타주로 인해 유명세를 치렀던 기자 앤더슨의 이야기가 더해지면서, 그가 가진 또 다른 이야기는 이야기에 양념을 더한다.
그가 쓰고자 하는 것, 가짜를 진짜처럼 보이게 하는 - 그러면서 동시에 진짜를 가짜처럼 보이게도 하는 - 스토리를 만들려면 사진이 필요했으니까. 만약 사진만 있다면 아무리 기이한 이야기일지라도 진실이 된다는 것을, 그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p 26)
그리하여, 어떤 연유로든 간에 자신의 모습을 후세에 길이 남기게 된 호사를 누리는 남자 사진은 박흥수의 증조부 이야기로 탄생된다. 굿맨의 공을 들고 있는 남자의 사진은 공 역사 박물관을 훈훈하게 장식한다.
총 32장의 가죽으로 완벽하게 둥근 축구공을 만든다는 아이디어는 정말 놀라운 것이었소. 그렇지만 나도 한때 축구공에 관한 르포를 썼던 만큼, 공에 대해서는 꽤 잘 알고 있었거든. 그래서 그게 실현될 수 없는 불가능한 꿈이라는 것도 대번에 알았지. 그건 뭐랄까. 당대의 기술로는 도저히 만들어낼 수 없는, 일종의 공의 이데아 같은 것에 해당했다오( p 33)
여러 가지 이야기 속에 돌림노래처럼 등장하는 아동 노동 착취 문제는, 작가가 우리에게 끊임없이 상기시키는 또 다른 이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