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매일 공방의 서랍을 열 때마다 죽음을 선언하는 메모와 마주쳤다. 때로는 바늘귀에 실을 꿰거나 동정을 달다가도 메모를 떠올렸다. 그러면 메모는 옷에 입는 사람의 마음을 담으려는 여자의 내면을 혼란하게 헤집어놓았다. 여자는 그렇게 자신도 모르는 새에 목숨을 내려놓으려는 자의 마음녹에 깃든 빛깔을 생각했다. 그리고 그럴 때면 어김없이, 아름답게 빛나는 뾰족한 바늘 끝이 여자의 손가락을 찔렀다.
라공
2024.04.20 수여자는 매일 공방의 서랍을 열 때마다 죽음을 선언하는 메모와 마주쳤다. 때로는 바늘귀에 실을 꿰거나 동정을 달다가도 메모를 떠올렸다. 그러면 메모는 옷에 입는 사람의 마음을 담으려는 여자의 내면을 혼란하게 헤집어놓았다. 여자는 그렇게 자신도 모르는 새에 목숨을 내려놓으려는 자의 마음녹에 깃든 빛깔을 생각했다. 그리고 그럴 때면 어김없이, 아름답게 빛나는 뾰족한 바늘 끝이 여자의 손가락을 찔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