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내게는 그 모든 것이 한 인간의 지독한 자기혐오로 보일 뿐이었다. 깊은 자기혐오는 자기연민의 다른 얼굴일 뿐이며, 그 연민은 언제든 타인을 향한 폭력을 합리화하는 수단이 될 뿐이라는 걸 그녀가 깨닫기를 나는 간절히 바랐다.
사랑만으로 한 인간을 구원할 수 있으리라는 너의 오만한 마음 뒤에 무엇이 있는지 들여다보라고 안간힘을 다해 생각했다. 네가 그가 만난 수많은 여자들과 다를 수 없는 이유는 너에게 있지 않다. 그를 통해 너의 특별함을 증명할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