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삶이 있다는 걸 다 이해한다고 믿었다. 그런데 왜 혜원 앞에서는 결혼이나 출산 같은 일도 그 아이의 꿈이 될 수 있다는 걸 고려조차 하지 않았던 걸까. 순전히 혜원이 아직 학생이기 때문에, 아니면 갑작스러운 혼전 임신이기 때문에? 아니면 정말 혜원이 기호의 여자친구이기 때문에? 승은은 어딘지 모르게 자신이 기만적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그럼에도 혜원에게 어쩌면 지금의 결정도 너에게는 꿈이 될 수 있다는 말을 할수는 없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