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손에 잡힌 분량이 줄어드는 것을 아쉬워하며 책을 읽었다. 시선으로부터 나온 가지들은 모두 제각기였지만, 어느 하나 시선으로부터 나옴을 의심할 수 없을 정도로 뚜렷한 개성이 느껴졌으며 시대를 헤쳐나갈 만큼의 용기를 가진 것처럼 보였다. 시대를 긍정하지는 않지만 시대에 좌절하지 않고, 시대를 거침없이 건너갈 만큼의 깜냥들을 가진 이들을 보는 것은 내내 즐거웠다. 특히 화수가 팬케이크집 주인을 초대해 가족들과 팬케이크를 함께 먹게 되었을 때, 지수가 체이스를 따라 거침없이 새 세상에 들어서는 것을 보았을 때는 이들이 내게 힘을 주는 것 같아서 마냥 기뻤다.시선으로부터 만들어진 이 세계가 이곳저곳에 뿌리를 내려서, 우리가 조금 더 꼿꼿하게 살아도 괜찮은 세상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