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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크
발자크에 대해 생각한다 책상에서
서른 시간을 버티고 난 후 취침용 모자를 뒤집어쓴,
얼굴에선 김이 오르고,
다리를 긁느라 가운을
털복숭이 허벅지까지 말아올린 채
열린 창가에 서 있다.
바깥, 큰길에선
대부업자들이 하얗고 통통한 손으로
콧수염과 스카프를 매만지고
빈 수레가 덜컹거리고 지나가며
윤활유와 가죽 냄새를 풍길 때,
젊은 여자들은 안심스테이크를 꿈꾸며
젊은 사내들과 거리를 건니다.
거대한 짐말처럼, 발자크는
하품을 하고 코를 킁킁거리며 느릿느릿
화장실로 가서는,
가운을 젓히고
19세기 초의 요강 안으로 굵은 오줌 줄기를
쏟아붓는다. 레이스커튼이 미풍에
흔딜린다. 잠깐! 잠들기 전 마지막으로
한 장면만, 그이 뇌가 지글거린다 그가
책상-펜, 잉크병, 흩어져 있는
원고용지를 향해 걸어가는 동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