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리! 그분은 너에게 생명도 주고, 건강도 주고, 너를 죽을 만큼 사랑하는 좋은 여자도 주셨잖아."
"그래. 그리고 린치 당해 죽은 아빠와 미쳐버린 엄마, 더러운 개만도 못한 계부와 평생 다시 못 볼지도 모르는 여동생을 주셨지. 어쨌건 내가 기도하고 편지를 썼던 신은 남자야. 내가 아는 다른 남자들하고 똑같이 행동해. 찌질하고 게으르고 비열하지...
들으라고 해..
그 남자가 불쌍한 흑인 여자의 말에 한번이라도 귀를 기울였다면 세상은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 거야."(p 254)
자신이 기도하고 편지를 썼던 하느님을 원망하는 여자가 있다. 14살 때 아버지에게 강간 당하고 두 번의 출산을 겪은 셀리. 죽어가는 엄마 앞에서 새빨간 핏덩어리가 하느님의 아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던 셀리. 엄마가 죽고 나자 동생 네티를 지키기 위해서 아버지에게 몸을 바쳐야 했고, 네티를 대신해 사랑이 아닌 식모가 필요했던 앨버트에게 시집 가야만 했다.
"언니를 무덤에 두고 가는 것 같아...
무덤보다 못하지...
무덤에 묻히면 일하지 않아도 될 테니까요."(p 40)
남편으로부터 모진 학대와 성폭력을 당하고 그것도 모자라 남편의 내연녀의 병수발에 아이들의 무시까지 오롯이 당하는 셀리. 그러나 여동생 네티와 며느리 소피아, 슈그는 그녀 내면에 있는 맞써 싸울 용기를 서서히 이끌어 낸다.
"신은 내 안에 있고, 세상 모든 사람 안에 있다는 거. 우리는 신과 함께 세상에 왔어. 하지만 자기 안에서 신을 찾으려는 사람만 발견할 수 있지. 그건 가끔 우리가 바라보지 않거나 무얼 찾는지 모를 때 그냥 나타나기도 해. 대부분의 사람은 어떤 문제가 있을 때 그런 일을 겪어. 슬프거나. 지독하게 괴로울 때."( p 258)
신은 백인 남자가 아니다.
"그건 너를 포함한 세상 만물과 떼어놓고 볼 수 있는 게 아니야. 나는 신이 세상 만물이라고 생각해."(p 258)
신은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걸 사랑한다. 신도 우리도 사랑받기를 원한다.
앨버트가 숨겨놓은 동생의 편지를 발견하고 처음 분노를 경험하는 셀리, 슈그를 통해 신에 대한 오해를 조금씩 풀어나간다. 셀리는 슈그와 함께 멤피스로 떠난다. 하포의 아내 삐약이- 메리 애그니스도 함께.
"너희는 천하의 버릇없는 철부지들이었어...
너희가 내 인생을 지옥으로 만들었어. 그리고 네 아버지는 개똥만도 못한 인간이야."(p 265)
슈그가 셀리를 멤피스로 데리고 간 이유는 하녀로 부리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그녀에게 사랑을 주고, 그녀 힘으로 일어나도록 돕기 위한 것. 셀리는 바지를 디자인하면서 자신을 찾아간다.
올리비아, 애덤의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고 코린이 죽고 난 뒤, 올랑카에서 느끼는 냉대에서 새뮤엘을 선교사로서 허무함을 느낀다.
"그들이 우리를 부른 게 아니잖아요. 우리가 환대 받지 못했다고 그들을 비난해서는 안 돼요. 환대 받지 못한 것보다 더 나빠...
아프리카인들은 우리를 쳐다보지도 않아. 우리를 자신이 팔아버린 형제자매로 여기지도 않고."( p 308)
"우리가 여기서 견뎌야 했던 가장 괴로운 것은, 무관심, 그리고 왜 그런지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깊이 없는 인간관계였어...
어쨌건 올랑카인은 우리는 언제든 떠날 수 있고, 자신들은 남아야 한다는 걸 아니까. 이런 일은 물론 인종과는 관계없지."(p 332)
그럼에도 네티와 새뮤얼은 고난의 시기 그들을 노예로 팔아버린 그들의 조상들에게 연민을 느낀다.
한편 셀리의 의붓아버지였던 알폰소가 죽은 후, 유산 정리를 통해 집을 되찾은 셀리는, 동생과 아이들이 돌아오면 사랑하는 슈그와 함께 살 집을 손보려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슈그에게 다른 사랑이 찾아오자 낙담하는데, 그녀가 그토록 증오했던 앨버트가 그녀에게 다가온다.
"나아지고 싶다면 우리 모두 어디선가부터 시작을 해야 하고, 우리가 고쳐나가야 할 건 결국 우리 자신이에요...
여기 사랑을 잃은 두 늙은 바보가 별빛 아래 서로의 말벗이 되어주는구나."(p 349)
나는 우리가 이 세상에 온 건 질문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해. 질문하기 위해. 묻기 위해. 그리고 큰 문제들에 대해 의문을 품고 질문하다 보면 우연처럼 작은 것들에 대해서도 알게 돼. 하지만 큰 문제들에 대해서는 애초에 시작했을 때보다 더 많은 걸 알 수가 없어. 게다가 질문하면 할수록 더 많이 사랑하게 돼."( p 364)
실종된 네티와 아이들이 결코 죽지 않았을 꺼라 굳게 믿는 셀리. 과연 그녀의 신은 그것을 이뤄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