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읽고나니 단편들이라기 보다는 한권의 철학책을 읽은 기분이다.
내가 제일 잘 알고 있어야 할 내 자신 조차도 어떤 때는 낯설고 어색해지는데 타인은 말해서 무엇할까.
우리가 보는대로 보이는대로 느끼고 이야기하는 것이 정말 진실일까~ 내가 보는대로 타인도 똑같은 것을 보고있는것인지 다른것을 봤다고 해서 당신은 틀렸다고 내가 본 것이 맞다고 이상하다고 할 권한이 내게 있는것인지.
한편씩 읽어나갈때마다 잠자고 있던 어떤 감각과 감정을 사르륵 긁어대는데 아쉽게도 정리가 안되고 재주가 없어 말이되고 글이 되어 나오지 않는 답답함을 느끼지만... 분명한건 이 책을 읽기전의 나와 읽은 후의 내가 달라졌다는 것이다.
왜 그랬었냐고, 너는 또 무슨 이유로 거기서 울고 있었던 거냐고, 묻거나 이해하려 들지 않았던 오종구처럼~
내 마음조차 모두 알 수없는 상황들에서 또한 타인들과 부대끼며 마주하는 고통들앞에서 어설프게 '이유를 캐묻거나 이해하려 들지 않고 다만 최선을 다해 견딜 수 있는 상황을 택' 하여 묵묵히 받아들이고 내려놓음으로 서로 더 위로가 될 수 있음을.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처럼 가던 길을 가거나 훔쳐보는 게 아니라 똑바로 나를 쳐다보면서 그 사람도 지금 울고 있잖아요.
어쩌면 그 사람에게도 나름의 사정이 있었을지 모릅니다. 그런데도 그때는 왜 그랬는지 그냥 다 고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