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 속에서 꺼내서였는지 따스했던 손의 감촉이 아직 내 손에 남아 있었다. 네 개의 손이 서로를 맞잡았는데도 그는 나를 온전히 믿고 있지 않았다. 인심시킬 방법이 있지 않았을까, 김이 피어오르는 죽그릇을 들여다보는 동안 나는 생각하고 있었다. 육지 말을 쓰는 낯선 내가 친언니의 무해한 친구라고 믿게 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말하고 행동해야 했을 어떤 방법이 있지 않았을까.
동선
2024.09.19 일이불 속에서 꺼내서였는지 따스했던 손의 감촉이 아직 내 손에 남아 있었다. 네 개의 손이 서로를 맞잡았는데도 그는 나를 온전히 믿고 있지 않았다. 인심시킬 방법이 있지 않았을까, 김이 피어오르는 죽그릇을 들여다보는 동안 나는 생각하고 있었다. 육지 말을 쓰는 낯선 내가 친언니의 무해한 친구라고 믿게 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말하고 행동해야 했을 어떤 방법이 있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