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에게 노래는 삶과의 마지막 타협점이었다. 점점 강도 높은 고통과 불행 속으로 자신을 몰아넣기를 거듭하다 그 끝에서 만난 죽음은 영주에게 해방감을 주었다. 그리고 드디어 완전하고 찬란한 마감에 이르겠다고 마음먹은 찰나, 무언가가 뒤에서 잡아끌었다고 영주는 말했다. 그것은 이렇게 속삭였다고 한다. 죽음은 언제라도 건널 수 있는 강이니 한발 물러서서 이 음악을 밟고 있어 보라. 영주를 뒤에서 잡아끈 건 커터 칼로 손목을 그으려고 할 때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아르헨티나 노래였따. 오 분이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그것은, 음악이 죽음이 될 수 있다는 것과 음악 뒤에서 기다리고 있는 건 죽음이란 사실을 영주에게 알려주었따. 죽지 않고도 죽을 수 있다는 걸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