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나온 과거들을 잘 소화하고 마무리하는 것또한 그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157쪽 호출기에 관한 이야기는 편지를 모아둔 상자를 열게 된 계기가 되었다. 편지들을 하나하나 읽어보며 느낀 것은 나는 많은 이들의 애정과 진득한 감정과 사랑을 받아왔다는 것. 발신자도, 수신자의 성격은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관계는 예전같지 않다는 것. 누구의 잘못이라 탓하기 어렵지만, 멀어져버린 관계와 남은 추억들에 아쉬움도 후회도 진하게 남는다는 것이다.
작가님의 만날 수 없는 아버지와 어머니 이야기를 읽으며 변화의 여지가 있는 지금 용기를 내보기로 했다.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내게 소중했던 사람에게 한발짝 다가가보려 한다. 원하는 결과는 아닐지라도 최선을 다해보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같은 결과가 반복되지 않도록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최선을 다해야겠다.
짧은 산문에 다양한 생각이 녹아들어 있어서 나또한 생각에 동화되어 갔다. 같은 주제에 크게 공감하기도, 또 다른 의견을 제시하기도 하면서 신이 나게 읽었다. 무엇보다 읽기 편안한 문체, 솔직한 말투 덕이 아니었을까. 쌓여가는 눈과 함께 생각도 추억도 쌓을 수 있어서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