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하늘 속으로 비를 머금은 잿빛 구름처럼 퍼졌다. 나는 지금 내가 느끼는 슬픔이 부족하지 않은가라고 생각했다. 충분히 슬픈데도 이보다 더한 슬픔이 어딘가에 있을 것만 같았다. 내 나이가 지금보다 훨씬 어렸다면 '더한 슬픔'에 닿을 수 있지 않았을까. 슬픔도 나이를 먹으면 마모되어서 무뎌지니까. 아무리 울어도 슬픔의 끝에 닿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자마자 나는 엄마에게 미안해졌다. - P. 217
조형준(해밀)
2024.02.15 화엄마는 하늘 속으로 비를 머금은 잿빛 구름처럼 퍼졌다. 나는 지금 내가 느끼는 슬픔이 부족하지 않은가라고 생각했다. 충분히 슬픈데도 이보다 더한 슬픔이 어딘가에 있을 것만 같았다. 내 나이가 지금보다 훨씬 어렸다면 '더한 슬픔'에 닿을 수 있지 않았을까. 슬픔도 나이를 먹으면 마모되어서 무뎌지니까. 아무리 울어도 슬픔의 끝에 닿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자마자 나는 엄마에게 미안해졌다. - P. 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