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챕터마다 유독 인상적인 인물들이 있긴 했지만 마지막 장을 덮은 지금, <심장>에 등장한 베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베티는 올리브에게 있어 정말이지 괜찮아 보이는 구석이라고는 없는 인물이다. 독자인 내게도 베티는 좀처럼 좋아하긴 힘든 사람이었다. 하지만 후반부에 이르러 올리브는 베티에게 질문을 하나 던진다. “네 삶은 어떠니, 베티?” 그리고 “그냥 삶”일 뿐이라고 대답하는 베티에게 “그건 네 삶”이고 “중요한 거”라는 답을 돌려준다. 마침내 베티의 이야기를 다 들은 올리브는 베티를 이해하게 된다. 딱히 그 상대를 좋아하지 않아도, 심지어는 싫어하더라도 그 사람을 이해할 수는 있는 것이다. 누군가를 더 잘 알게 된 이상 그 사람을 그저 미워하기만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