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73 인생사에는 행복한 일보다 불행한 일이 훨씬 많고, 불행을 자초하는건 인간이지만 본능적으로 자초하도록 태어났기 때문에 인간의 잘못도 아니라고. 커다란 행복이라도 머무는 건 잠깐뿐이고, 불행은 작은 것 조차 불씨를 오래 남겨서 인간을 괴롭힌다고. 행복은 느리게 찾아왔다 빨리 가버리는 것이고, 불행은 빨리 다가왔다 느리게 돌아가는 것이라고. 아무리 행복한 일이 자주 생겨도 작은 불행이 차지하는 마음의 면적이 워낙 넓어서 불행하다 여기며 살 수 밖에 없다고. 그게 인간과 불행의 속성이라고.
P.143 우산이란 건 꽤 무거워서 오래 붙잡고 있으면 손목도 아프고, 어깨도 아팠다. 물론 시선도 아팠다. 안 보일 뿐 우리 모두는 각자의 손에 우산 하나씩을 들고 사는지도 몰랐다. 그것은 불편한 것일 수도, 소중한 것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