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불투명하고 불완전한 세상을 살아오며 바라본 풍경들을 간명하고 정직한 문체의 53편의 글을 써 내려간다.
그녀의 수록작들은 문득 우리의 어린 시절을 소환하고, 따뜻한 추억을 상기시킨다.
또는 잊고 지냈던 삽화라든지 애써 감추고 꺼내지 않았던 추억들 또한 조금 따뜻해진 모습으로 소환시킨다.
'나의 살던 골목에는'이라는 부재처럼 우리의 어린 시절 가슴 한 켠에 묻어든 골목길 정서가 추운 겨울 따뜻하게 다가오길...
그리고 현재 그 글을 걷고 있는 우리에게 많은 상념을 남기는 중-
"가장 어둡고 무거운 순간에도 스스로를 잘 돌보고 다독일 수 있기를"
나는 시간의 힘을 믿는다. 생존이란, 삶이란 순간이 아니라 영속성을 가진 시간을 가리키는 거라고 믿는다. 그러므로 살아 있는 당신들, 살아갈 당신들이 저마다의 힘으로 끝내 버티기를. 나는 가늘고 길게 쥔 펜으로 앞으로도 계속 당신들을 쓰고, 나를 쓰고, 이 삶을 기록해 볼 작정이다. (p 2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