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는 『다시, 올리브』를 통해 『올리브 키터리지』의 강렬한 그녀 '올리브'와 사랑스러운 크로스비 마을 사람들을 되살려냈다. 이 소설에는 그녀의 또 다른 장편 『에이미와 이저벨, 1998』와 『버지스 형제, 2013』속 등장인물도 놀러 나온다. 작가의 소설 속 인물은 오랜 시간을 걸쳐 이 소설에서 저 소설로, 생명을 연장하며 우리와 함께 살아 숨 쉬는 것 같다.
우리에게 불편함을 가져다주는 늙음과 죽음, 가난과 폭력, 계급 문제에 이르기까지 연작으로 이어진 장편의 이야기 속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살면서 우리에게 닥치는 수많은 문제를 담담히 보여준다.
#상실의시대
자신의 존재감을 잃기 싫어 '내 이야기'를 하고픈 사랑스러운 캐릭터들.
『올리브 키터리지』에서 많은 이가 죽었고, 『다시, 올리브』에서는 전작을 통해 애정이 더해진 더 많은 이가 죽어간다. 그러나 그들을 기억하는 올리브로 인해 그들은 여전히 우리에게 기억된다.
올리브 키터리지
완고하고 권위적인 전형적인 꼰대.
고집불통에 적당히 속물인 채 조금씩 관대해져가는 그녀.
그러나 까다로운 떼쟁이 그녀에겐노년의 귀여움이 묻어나고,
그 와중에 속 시원히 할 말 다 하는 그녀에게 매력이 묻어난다.
"맙소사, 올리브, 당신은 정말 까다로운 여자예요. 더럽게 까다로운 여자. 젠장, 그런데도 난 당신을 사랑해. 그러니 괜찮으면 올리브, 나하고 있을 땐 조금만 덜 올리브가 되면 좋겠어요. 그게 다른 사람들하고 있을 땐 조금 더 올리브가 된다는 걸 의미하더라도, 내가 당신을 사랑하니까, 그리고 우리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으니까."(p 336)
완고했던 그녀는 헨리가 죽고 나서 사과란걸 하게 되고, 잭을 위해 덜 올리브가 되어가면서 이야기를 나누며 위로를 줄 수 있는 노인으로 성장한다. 그를 통해 노년의 사랑과 친구와 관계의 소중함, 그리고 여전히 알고 있다는 자만에 빠져 판단을 그르치는 속물적 본성 또한 목도한다.
노년의 키터리지는 상실뿐 아니라 얻는 것도 많아 보인다. 그것은 노년의 성장일 것이다.
이 소설은, 지금의 젊고 살아있음을 감사하며 열심히 살아가자는 간결한 메시지의 소설이 아니다.
우리 삶의 단면들은 잔잔히 보여주며, 우리에게 수많은 가능성과 가치관에 대해 재정비할 시간을 선물한다.
현명하게 늙어 간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그러나 나는 아직은 나이듦이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