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관리>
80을 내다보는 잭과 올리브가 결혼한 지도 벌써 5년.
"올리브의 특유한 면, 그 자신의 굶주림. 그는 살면서 이런 여자와 이런 식으로 마지막 나날을 보내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p 239)
그러나 그녀의 짜증 나는 면, 불안 수준이 점차 낮아지는 점, 사소한 다툼조차도 묵은 방귀 같은 부부가 되는 것 같아 행복하다. 올리브와 이야기하다 보면 시시한 이야기도 재미있다. 어느 날 더 이상 발톱을 깎기 힘든 올리브는 발 관리를 선물받고 기뻐한다. 올리브의 고향 동네를 드라이브하다 잭에게 발 페티시를 선사한 일레인을 만나고, 그들은 그들의 과거와 취향을 두고 다투게 된다.
<망명자들>
아버지의 사고가 자기 때문이라고 믿었던 밥. 오랜만에 방문한 짐은 그것은 자신의 실수였으며, 동생에게 뒤집어 씌웠다는 죄책감으로 평생 괴로웠다 고백한다. 정체성을 빼앗긴 채 살아온 세월이 허무하면서도 마음의 짐을 덜은 밥. 그러나 자신의 대장이었던 짐이 저절로 부드러워진 것이 아니라 약 때문이라는 사실에 당황한다. 죽음을 무서워하고 우울해 하는 짐을 보며 그가 더 이상 자신의 대장이 아니라는 사실에 슬픔을 느낀다, 이제 어깨를 나란히 하고 볼 때다.
"맙소사, 형이 어리석은 행동을 한 가지 했고, 그게 지난 세월 동안 형이 느껴온 모든 죄의식을 끌어낸 거야. 그래서 형이 …… 과잉행동을 한 거고. 바람을 한 번 피웠지. 두 번이었던가. 그렇다고 형이 쓰레기가 되진 않아. 오히려 인간이 되지. 맙소사, 그러니까 그만 좀 할래?"(p 301)
"온몸이 아팠다...
내 영혼이 아파하고 있다고. 그리고 인간의 본질적인 외로움을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된다는 깨달음이 입을 벌린 어둠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선택은 어떤 것이든 존중받아 마땅하다는 깨달음이 그를 찾아왔다."(p 310)
어른이 되면 우리는 서서히 주변을 이해해간다.
그리고 누구든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 듣는 것 말고!
상대를 계속 듣는 입장으로만 만든다면, 상대방으로 하여금 당신으로 향한 편견의 벽을 높이 쌓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