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즈음 직장 일이 무척 바빠 정신없이 보내고 있었어요. 그러다보니 아이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미리 사놓지 못한 거예요.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이 되서야 퍼뜩 생각이 났죠. 부랴부랴 새벽배송 사이트에 들어가 과자선물세트와 무지개 빛깔 크리스마스 케익, 슈톨렌을 주문했어요. 크리스마스 이른 새벽 아이가 깨지 않게 몰래 방에서 나와 현관문 앞에 배송된 택배 박스를 조심스레 뜯고 과자와 케익들을 꺼내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 놓아두었어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아이는 크리스마스 트리로 달려가더라구요. 내심 마음을 놓았습니다. 아이가 환한 얼굴로 "산타 할아버지가 언제 다녀가셨지?"라고 말하는데요. 그런데 왠지 '산타 할아버지가 엄마, 아빠인지 알고 있어요.'라고 말하는 것 같았어요. 이번엔 느낌이 다르더라구요. 내색하지 않았지만 아홉 살 아이는 이제 아는 것 같아요. 알면서도 속아주는 것 같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