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서로 함께 있다는 것을,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을 얼마나 쉽게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는가! 누구도 그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 것 같았다. 전부터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지금은 다르게 다가왔다. 그는 그저 배 나온 늙은이일 뿐 전혀 쳐다볼 만한 사람이 아닌 것이다. 그 사실이 그를 거의 자유롭게 했다. (p.10)
그리고 그녀가 그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은 이것이었다. “당신이 미운 이유는, 나는 죽고 당신은 산다는 거야.”
그가 갈매기를 올려다보며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살고 있는 게 아니야, 벳시. 얼마나 지독한 농담이었는가. (pp.14~15)
사람들은 뭔가에 대해 자신이 어떻게 느꼈는지 알지 못하거나, 정말로 어떻게 느꼈는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으려 하는 것 같았다. (p.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