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에 명시 되어 있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라는 말이 요즘처럼 불편하게 들린 때는 없었다. 저자는 흑백의 논리에서 벗어나야 하며 ‘끝장을 보려 하지 말고 멈출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나도 대부분 흑백의 논리를 지양한다. 그러나 분명히 끝장을 봐야 할 사안들은 있다. 법 앞에 평등하자는 말을 무색하게 하는 검찰의 행태와 사법부의 판결들. 잘못된 기소, 해야만 할 기소를 하지 않은 행위, 잘못된 판결에 대해 시간이 흘렀다고 해서 그냥 넘어갈 사안은 아니다. 이런 행위들은 사회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법치주의에 반하는 행위이며 정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위이기에 어느 사안보다 어느 신분보다 더 엄중하게 뒤돌아보아야 한다. 검찰 개혁과 사법 개혁이 앞으로도 지속 되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에필로그 말미에 영화<우리들> 이야기가 나온다. 주인공 ‘선’은 남동생 ‘윤’에게 밤낮 친구 연호에게 맞으면서도 다시 같이 노는 꼴에 화를 낸다. 다섯 살 동생 ‘윤’이 말한다.
“연오가 때리고 나도 때리고, 연오가 또 때리고, 그럼 언제 놀아? 나 그냥 놀고 싶은데.”
저자는 천진난만한 다섯 살 윤이의 말이 어쩌면 헌법의 핵심일지도 모르겠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헌법은 결국 공존을 위한 최소한의 선의기 때문이라고. 그 공존의 최소한의 선을 지키기 위해 절대 악은 말살되어야 한다. 악을 행한 사람이 아니라 악 그 자체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