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에 관해 이야기하려면 먼저 법치주의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그 둘이 무슨 상관이냐고? 법치주의란 시민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발전했기 때문이다."(p 79)
법치주의는 전제왕권이 자의적으로, 즉 제멋대로 국민의 자유와 재산을 박탈하는 것에 제약을 가하기 위해 발전했다.(p 80)
<법치주의 사고방식의 주요 특징>
신중함(무죄 추정의 원칙)
상대주의(입증책임)
절차적 정당성(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 실기한 공격방어방법의 각하)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으로서의 최초의 자유는 귀족 계급의 자유였다. 프랑스와의 연이은 전쟁으로 부과된 막대한 세금, 그리고 존 왕의 무능과 실정으로 영국 귀족들이 1215년 무장 반란을 일으켜 <마그나 카르타(대헌장)>가 탄생했다. 폭군으로부터 귀족, 성직자, 부자들의 자유와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17세기 영국 스튜어트 왕조가 전제왕권을 꿈꾸고 왕권을 강화하자 귀족 계층의 법률가와 중산층 토지 소유 계급 젠틀리들이 왕권이 법에 종속되었음을 주장하며 명예혁명과 권리장전으로 결실을 맺었고, 18세기 미국으로 건너가 독립선언의 씨앗이 되었다. 시민들이 왕과 귀족들을 적대시한 프랑스대혁명의 결과로 얻어진 자유는 시민계급의 전리품이 되었다.
<마그나 카르타> 시대로부터 800여 년이 지났지만, 자유를 제대로 누릴 수 있는 물적 조건은 여전히 모두에게 평등하게 분배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자유를 침해할 주체와 수단은 더욱 강력하고 정교해졌다. 원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수단으로 발전했던 법치주의가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의 도구로 전락하기도 하는 것이다.
"자유란 백지 같아서 다른 것을 덧칠하면 어느새 사라져버리기 때문이다."(p 97)
양극화가 극단적으로 심해지는 시대일수록 먼저 부각되는 헌법적 가치는 '평등'이다. 그렇기 때문에 동전의 다른 한 면인 자유의 침해 가능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
"사람들은 각자에게 주어진 조건 아래에서 자기 방식으로 행복할 권리가 있다. 자율성은 행복추구권을 위한 필수조건인 것이다. "(p 104)
관음증의 시대, 자유에서 살아남기를 고민해야 할 때!
"타인에게 불가능에 가까운 도덕적 엄결성을 요구하기보다는, 각자 최소한의 규칙은 엄수하기, 각자의 밥그릇을 존중하며 타협하기, 건전한 무관심, 그리고 최소한 사악해지지는 말자는 자기성찰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런 사회에서 비로소 개개인 최후의 성역, 생각의 자유와 사생활의 자유가 보장되는 것이다."(p 109)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프랑수아즈 사강)
#피해자없는범죄 (victimless crime) #마약 #자살 #도박 등이 자유가 아닌 범법인 이유
사회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사회란 왕을 대체한 압제자인 것만은 아니다. 서로의 생존을 위해 지속 가능하게 순환되어야 할 생태계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안에서 개인과 개인은 생각보다 훨씬 더 서로에게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인간이 중독에 놀라울 만큼 취약한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p 115)
그러나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이란 과장될 수 있고, 악용될 수 있는 개념이다. 악영향이 있다 하더라도 이를 피하기 위해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방법과 그 정도는 필요 적절하고, 최소한이어야 한다.(p 119)
#관종
인간은 탄수화물 중독 이상으로 인간 중독이다.(p 124)
'밑바닥 페티시즘'인가? 이제는 '알 권리'보다 '모를 자유'가 더 중요한 것 아닐까? '인간 다이어트'가 필요한 시대가 아닐까?(p 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