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만들어낸 헛소문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호기심만을 따라가던 율무는 독고솜과 친해질 기회를 갖는다.
편견에 휩싸이지 않은 채 스스로의 자율의지가 빚어낸 기회의 선물은 - 가족들의 비밀에 공감하고, 독고솜에게 한걸음 다가가게 해준다.
마법보다 더 뛰어난 올곧은 성품과 판단력으로 율무는 독고솜 집에 처음 초대된 친구가 되었고, 독고솜의 비밀스러운 마법 세상의 파트너가 되었다.
마법이라는 환상적 소재를 바탕으로, 율무의 편견없는 호기심이 현실에서 마법보다 더 강력한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반하다
1. 어떤 사람이나 사물 따위에 마음이 홀린 것같이 쏠리다.
2. 남의 의견이나 규정 따위를 거스르거나 어기다.
이 매력인 단어는 중의적 표현으로 소설을 더 맛깔나게 음미하게 만든다.
영미를 위한 모금이 도난당한 사건은 단태희 실수에서 벌어진 자작극일까 생각했지만, 이해할 수밖에 없는 반전이 숨었다. 단태희가 삐뚤어진 독재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가정사는 단태희를 이해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솔직히 단태희 모녀를 동정하기엔 너무나도 먼 대척점에 서있다, 난.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 능력이라 생각하는 견고한 세계가 부럽기도 하지만, 그럴 바에야 아웃사이더인 율무의 세상이 나와는 비슷한 결이다.)
타인의 불행을 즐기다 보면 자신의 불행도 한 발 가까이 다가온다는 생각을 해본다.
나에게 독고솜같은 마법을 부릴 수 있는 친구가 있다면 어떨까?
나에게 독고솜 삼촌같은 혜자로운 친구가 있었던가?
저주를 내리면 그 살이 되돌아온다는 인과응보의 굴레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질 수 있는 가벼운 벌은 어디쯤 있을까?
조금은 소녀가 되어서 환상의 세계를 걸어본 작품.
딸아이와 독고솜과 율무, 단태희와 박선희, 영미와 지민이를 논할 수 있었던 즐거운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