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마르>
창문조차 없는 아메리칸 금속 가공회사 회계과 주주 기록 부서의 카모디와 스털링은 조직체계에 다소 뒤떨어진 몽상가지만, 둘이 만나 어마어마한 몽상 시너지를 자아낸다. 무료한 일상의 재밌는 일탈! 100주를 가진 보마르 페센든 3세에 대한 온갖 상상력은 정년을 앞둔 데일리도 속아 넘어갈 정도였다. 그러던 중 데일리는 보마르가 지어낸 이야기인 줄 알고 충격을 받았다. 그녀는 보마르라는 이미지를 물어뜯으면서도 사랑했던 것이다. 퇴직을 앞둔 그녀를 실망시킬 수 없었던 카모디와 스털링은 5달러로 스탠리 브룸을 매수하여 보나르인 척 연기하게 한다.
평소에 보마르의 난잡하고 방탕한 생활에 신물을 느낀 데일리는 '쉽게 번 돈은 쉽게 나간다.'라며 보마르의 배당금 250달러를 적십자에 기부했다고 말한다.
"카모디가 음울한 목소리로 말하며, 그 괴물을 만들어낸 프랑켄슈타인 박사 스털링을 증오 섞인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진짜 보마르에게 새 수표를 보내야 할 텐데, 카모디는 힘 있는 윗사람들에게 원래 수표가 어떻게 되었는지 설명할 그럴듯한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 카모디, 스털링, 데일리는 이제 더 이상 아메리칸 금속가공 회사에 다닐 수 없었다. 그들이 만든 괴물이 사납게 덮쳐 세 사람 모두를 파멸시켰다."(p269)
"날 바보 천치 취급하는 불쾌한 농담이었죠.
수표를 다른 곳에 보냈다는 내 농담만큼 재미있지는 않았다고요.
미소를 짓지 않을 건가요, 카모디 씨?
슬쩍 키득거리지도 않을 거예요, 스털링?
맙소사...... 정말 은퇴할 때가 되긴 했네요. 자기 스스로를 보고 웃을 수 있는 사람이 더는 아무도 없는 것 같으니까요."(p 269~270)
갑갑하고 무료한 일상에서 번아웃되지 않으려고 찾아낸 농담의 세계가 도를 넘어 나이 든 여인에게 무례를 범한다. 조그마한 거짓말은 어느덧 눈덩이가 되어 되돌릴 수 없는 괴물이 되었다.
그러나 그 상황을 관조하고 있는 위트 있고 지혜로운 여인에게 되려 한방 먹었다. 지루한 일상의 무료함을 허무는 그녀들의 가슴 철렁 재밌는 반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