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트 보니것'의 책은 이번에 처음 읽어보지만 어디선가 이름은 굉장히 많이 들었다.
도서 관련 팟캐스트나 다른 작가의 글에서 봤던지.
일단 책의 표지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이 책 '세상이 잠든 동안'은 '이중 몇 개는 은하계이다' 라는 인상적인 문장과 함께 시작된다.
총 16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한편 한편에서 다 정도는 다르지만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장르는 조금 다르지만 '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을 읽을 때와 같은 그런 신선한 느낌?
이건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는 결말들이 정말 너무 맘에 들었다.
'세상이 잠든 동안'은 커트 보니것이 사망하고 4년 만에 나온 미발표 단편집이라고 한다.
이 정도 소설들이 발표되지 않았을 정도면 발표된 소설들은 도대체 어느 정도일까.
이해가 가지 않다가 결국은 안쓰럽기까지 했던 '제니', 너무나 강렬했지만 그 이야기들을 마냥 부정할 수만도 없었던 '유행병', 부인이 정말 보살이다 싶었던 '스로틀에 손을 얹고', 그녀의 결정을 마냥 지지해줄 수만은 없었던 '루스'.
종교가 없는 나까지 경건한 마음이 들었던 '세상이 잠든 동안', 마치 모파상의 '진주 목걸이'를 읽은 것만 같았던 '꺼져라, 짧은 촛불'.
읽고 있던 나마저도 허를 찔려버렸던 '보마르', 순수함의 끝이 결국은 행복이기를 바라게 되는 '미스터 Z'.
자신이 잘 하고 행복해하는 일을 하고 사는 것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해 줬던 '일 년에 1만 달러는 거뜬하지', 드라마 환상특급을 보는 것만 같았던 '돈이 말한다'와 블랙 코미디의 정수를 보여준 '사기꾼들'.
마음에 드는 소설을 꼽으라면 열 손가락이 모자라다.
커트 보니것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되어 너무 기쁘다.
그것도 그의 초창기 작품들로 시작한 것이.
이제 그의 세계로 뛰어들어 마음껏 즐겨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