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할망 있잖아. 생각해보면 나는 할망 앞에서 가장 씩씩했다. 왜 그런지 알아?"
"할망이 너를 아꼈으니까 그랬지."
"그래, 그도 그런데 우리 할망이 물질을 오래해서 귀가 안 좋았잖아. 그래서 크게 크게 소시를 질러서 말할 수 밖에 없었어. 그러다보면 마냥 우울하고 슬플 수가 없었어. 할망! 나! 슬! 펏! 저! 소리치고 나면 슬픔이라는 게 아무것도 아닌 듯하고 그냥 숨 한번 크게 쉬고 나면 괜찮은 듯하고. 할망이 늘 그랬거든. 우리 벨 같은 손주 물숨 쉬지 말고 나가서 바깥 숨을 쉬어라. 어떻게든 너는 본섬도 가고 육지도 가고."
(전자책 페이지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