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좋다"라는 줄리의 말이 가슴에 쿡 박혔다. 내가 운이 좋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물론 충분히 고맙긴 했지만 운이 좋다니, 전혀 아니었다. 나를 중독자나 청소도 제대로 하지 않는 사람, 혹은 인생이 환전히 엉망친창되어 강제 통금과 소변검사로 생활을 규제해야 하는 사람처럼 취급하는 곳으로 이사해야 하는 상황에서 운이 좋다니.
돈이 없어서 가난하게 사는 것은 보호관찰을 받는 것과 사뭇 비슷해 보였다. 생계수단이 없다는 것이 내 죄목이었다.(p 25~6)
부모가 각자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고 감정적으로 고아 상태가 된 스테파니. 가족과의 유대가 그리운 그녀는 물리적 감정적으로 돈독한 가정을 원했다. 포트타운젠트에 사는 20대 후반의 작가를 꿈꾸는 스테파니는, 캠핑카에 살고 있는 에이미를 만나 동거하게 된다. 28번째 생일날 임신하게 된 스테파니는 에이미에게 아빠가 될 기회를 주면서 작가가 되고 싶은 꿈을 유예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아이를 낳겠다는 스테파니를 향한 제의미의 태도는 분노와 증오로 돌변하였다. 제이이가 화내며 윽박지를수록 뱃속 아이에 대한 애착은 깊어지고 보호해야 겠다는 생각이 강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