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 저예요. 할머니가 가장 사랑해주셨던 손녀.
할머니 돌아가시기 이틀 전에 뵙고 정말 많이 울었는데, 할머니는 아셨을까요...
특별한 병이 없으셨지만 나이가 들어 신체가 서서히 멈추는 느낌이었어요.
아무것도 못 드시는 모습에 링겔이라도 놔드리면 안되냐고 울었던 것이 생각나네요.
혈관에 바늘도 꽂을 수 없는 상태란 어떤 것이었을까요.
청력은 가장 끝까지 남는다는데, 외할머니는 그 때 무엇을 듣고 어떤 생각을 하셨을까요.
지금은 편안하신가요...
평생 허리가 불편해 방에서 화장실에 가는 것도 힘겨우셨는데, 지금은 막 뛰어다니고 계셨음 좋겠네요.
그런데, 할머니.. 왜 제 꿈에 한 번도 안나와주세요...
엄마는 좋은데 가셔서 바쁘게 지내시느라 그러는거라고 절 위로하시지만, 서운하기도 하고 그래요.
할머니.. 엄마가 죽으면 친정으로 간대요. 그런데 그러면 전 죽어서 엄마도 외할머니도 못 보는 거잖아요.
다들 각자의 친정으로 갔을테니까.
엄마가 실없는 소리 하는거죠?? 편히 잘 계시다가 나중에 꼭 저 데릴러 나오세요? 저 그건 기대할거예요!
할머니.. 사랑해요. 조금만 더 계셨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저희 신랑도 예뻐해주셨는데, 저희가 자주 찾아뵙지도 못했네요.
아.. 편지 쓰다가 눈물이 나서 좀 그렇네요. 이런 모습 보시면 좋아하실리가 없는데...
할머니 제가 많이 아파요. 거기서 저 좀 덜 아프게 힘 좀 써주세요~!!!
아니, 그런거 다 안 해주셔도 되니까, 편안히 쉬고 계세요.
그게 할머니가 가장 예뻐하셨던 손녀의 소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