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시대의 관행에 따라 행동할 뿐이었다. 중요한 것은, 일본이 40년이 채 되지 않는 세월 만에 병약하고 위태로운 정치체제에서 아시아의 탁월한 민족국가로 탈바꿈하여, 수 세기 만에 처음으로 열강이 자신들의 반열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비서구 국가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 탈바꿈의 대가는 앞으로 치러야 할 것이었다. 그리고 그 대가가 그렇게 비쌀 것이라고는 당시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
일본 입장에서 쓰여진 역사라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내용들이 꽤 있다. 일본의 침략을 시대의 관행이라고 표현한 것 또한 그 일환이고, 기본적으로 서양인의 관점에서 제국주의와 그에 따른 식민지 침탈을 역사의 흐름일 뿐이라는 태도인 것 같아 침탈을 당한 나라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화가 난다. 아시아의 탁월한 민족국가라는 표현 또한 적절치 않으며 그 탈바꿈의 대가는 아직도 다 치르지 않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