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반전 하나없는 로맨틱 코미디 같은 따뜻한 드라마.
괴팍한 성격에 단편 문학에만 경도되어 있는 너드가 운영하고 있는 작은 마을 서점을 중심으로 사랑과 사람이 모여드는 이야기.
이야기를 읽다보면
마야의 아빠는 누구인가,
태멀레인의 행보와,
AJ 희귀암의 치료와 재원,
앨리스 서점의 미래 등 궁금이 저절로 풀리게 될 것이다.
잃어가는 기억 속에서 미래의 작가가 될, 피 한방을 섞이지 않은 이쁜 딸에게 추천 도서 목록을 남기는 아버지.
"인생의 시기마다 그에 딱 맞는 이야기를 접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말해주는 구나. 명심해라, 마야. 우리가 스무 살 때 감동했던 것들이 마흔 살이 되어도 똑같이 감동적인 건 아니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야. 책에서나 인생에서나 이건 진리다."(p 57)
흠이난 태멀레인으로 72000달러를 낙찰 받고도 치료받을지 말지 확신이 서지 않는 AJ에게,
세상에서 제일 슬픈 자소서를 써서 장학금을 받고야 말겠다는당당한 마야와
나도 돈 있다고 외치는 에이미를 통한 슬픔을 이기는 낙관,
시종일관 너드스럽지만, 고급진 유머를 놓치지 않는 이 책은 - 특별한 주제, 매력적인 주인공의 조합이 아님에도 어느덧 소설 속 인물은 우리의 최애가 되어있고, 그들의 매력적인 인생관이 우리를 몰입시킨다.
"서점은 올바른 종류의 사람을 끌어 당겨.(p308)"
"인간은 홀로 된 섬이 아니다. 아니 적어도, 인간은 홀로 된 섬으로 있는 게 최상은 아니다."(p 296)
"아이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아이는 자라기 마련이다.
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일이 따뜻한 몸뚱이만 한가."(p 141)
이 책은 우리에게 홀로남지 않은, 함께하면서 커져가는 사랑의 기쁨을 알려준다.
"죽는 건 겁나지 않아...
하지만 내 지금 상태는 약간 두려워. 날마다 내 존재는 조금씩 줄어 들어. 오늘의 나는 말이 결여된 생각이지. 내일의 나는 생각이 결여된 몸뚱이가 될 거야. 그렇게 되는 거지. 하지만 마야, 지금 네가 여기 있으니 나도 여기 있는 게 기뻐. 책과 말이 없어도 말이야. 내 정신이 없어도."(p 303)
주인공의 죽음이 예견되어있어도 비극으로 끝나지 않는 이유는,
괴팍한 홀아비이자 너드, 이기주이자였던 피크리가 많은 사랑을 주고 받고 떠났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개브리얼 제빈표 참신한 유머가 시종일관 우리를 미소짓게 하기 때문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