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자기 신념이 강했고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하는 사람이었어요. 나를 대리고 늦가을에 대구로 피난을 가는데 어머니가 바들바들 떨던 것이 기억나요. 자꾸 농담을 하면서. 나는 어머니가 추워서가 아니라 무서워서 떨고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어머니는 일평생이 그런 식이었죠. 바들바들 떨면서도 제 손을 잡고 걸어갔어요. 어머니는 내가 살면서 가장 사랑한 사람이었어요. 무서워서 떨면서도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 나는 어머니를 닮고 싶었어요. _p.333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