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선은 평판이 좋은 사람이었다. ... 그는 할머니에게 무엇 하나 주는 법이 없었다. 감정적인 부분에서도 단 한 순간도 할머니를 채워주지 않았다. 그 목마른 느낌은 한머니가 증조부와의 관계에서 너무도 잘 알고 있는 것이엇다. 증조모의 말이 맞았다. 그는 여러모로 증조부를 닮은 사람이었다.
할머니느 증조부에게서 작은 선물 하나도 받은 기억이 없었다. 피난 갈 때도 그는 가장 좋은 자리에서 잠을 잤고 어떤 것도 딸에게 양보하지 않았다. 할머니가 얇은 외투를 입고 떨어도 자신의 외투를 벗어줄 생각을 하지 않았다. 할머니는 증조부의 그런 행동이 너무 익숙해서 서운하지조차 않았다. 할머니와 남선의 관계는 그런 익숙함 때문에 가능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