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의 나는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수 있다고 믿었던 것 같다. 겨울보다는 봄에, 봄보다는 여름에 더 좋아질 거라고 믿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조바심이 났다. 내가 기대하는 것만큼 회복되지 않는 듯해서 불안했다. 이혼 전보다 더 나은 모습으로, 더 행복한 모습으로 살아야 한다고 강박적으로 생각했다. 잘 사는 것이 복수라고, 보란듯이 잘 살면 된다고 말하는 응원의 목소리가 내 등을 천천히 두드리는 손길에서 내 등은 후려치는 채찍이 되는 동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