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희령'에서 친가 식구를 찾을 수 없었고 같은 고향 출신인 길남선을 만나게 되었다. 증조모는 '너를 귀하게 여길 사람이 아니다.(p218)'라 하였지만, 아들이 아니었기에 아버지의 기대를 채울 수 없었던 할머니는 '아주 작은 부스러기 같은 인정'을 바라며 아버지가 인정한 그와 결혼하여 1959년 엄마를 낳는다. 그러나 남편은 중혼한 상태였고, 가족을 있는 속초로 떠난다.
"내 살아 있을 때 너를 다시 볼 수 있을까"(p 223)
명숙 고모님의 <로빈슨 크루소>와 마음을 가득담은 유서가 도착하며 부고를 알린다.
1963년 그리도 동정 받기 싫어했던 새비 아주머니도 떠났다. 희자는 희령에서 잠시간의 친정을 경험하고는 약혼자와 파혼하고 26세에 독일로 유학을 떠났다. 할머니가 희자할머니를 만나고 싶어하는걸 눈치챈 지연은 1992년 KBS <조국을 빛낸 해외 동포- 암호학자 김희자> 편을 보고 수소문 끝에 희자와 연락에 닿는다.
세상엔 이해핼 수 없는 이별, 그러나 체념 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서로를 영원히 알아낼 수 없지만, 위안이 되었던 그들은 아름다운 해후를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