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배신으로 이혼을 겪은 지연은 '언제나 여름으로 기억되는 도시' 희령 천문대 연구원으로 이직하였다.
"엄마가 온전희 내 편을 들어주고, 내 마음을 이해해주리라는 희망같은 것을 나는 포기했다...
엄마의 눈에는 나의 고통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p18)
'나는 친정이 없어.' 하던 엄마로 인해 할머니와의 추억은 13살의 기억이 전부다. 계약한 아파트 10층에 살고 있는 할머니는 처음부터 나를 알아봤다.
"나는 우리 사이의 난감함, 어색함, 어려움이 나쁘지 않았고 그런 감정들이 바닥에 깔린 엷디엷은 우애가 신기했다."(p 23)
할머니 집에 간 날, 나와 꼭 닮은 증조할머니- 삼천 아주머니였던 '이정선'이란 여성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기래, 가라. 내레 다음 생에선 네 딸로 태어날 테니. 네 딸로 다시 태어나서 에미일 때 못다 해준 걸 마저 해줄 테니. 그때 만나자. 그때 다시 만나자."(p 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