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순간에는 맞은편에 아무것도 없는 돌담에 자동차를 들이받듯, 끝이 단순히 끝일 뿐인 것 같았다. 그때가 내 인생에서 가장 적막한 순간 중 하나였을 것이다. 그날 밤 그 방안의 유일한 신은 모르핀 한 방울인 것처럼 느껴졌다.
무無—살고 견디고, 그리고 죽는 생래적 본능 이외에 모든 것이 무의미한 우주—를 응시하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냉정한 깨달음이 들었다.
라공
2024.12.21 화그 순간에는 맞은편에 아무것도 없는 돌담에 자동차를 들이받듯, 끝이 단순히 끝일 뿐인 것 같았다. 그때가 내 인생에서 가장 적막한 순간 중 하나였을 것이다. 그날 밤 그 방안의 유일한 신은 모르핀 한 방울인 것처럼 느껴졌다.
무無—살고 견디고, 그리고 죽는 생래적 본능 이외에 모든 것이 무의미한 우주—를 응시하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냉정한 깨달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