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밤
<증명왕> 동아리는 무엇이든 궁금한 걸 적어두면 증명해준다.
"외로운 사람이 감기에 잘 걸린다는데 사실일까요?"(p211)
이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나와 성민, 현우는 다른 어느때보다 열심히 증명에 임한다.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답은 이거였다. 이십오 년 동안 내과에서 일을 하고 있다는 간호사의 대답이었다. 외로워서 감기에 걸리는 게 아니라 감기에 걸리니 외롭다는 생각이 드는 거라고. 며칠 후에 그 문장 아래에 누군가 이런 글을 적어 놓았다.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음.'"(p 215)
동료 교사에게 왕따를 당하고 있었던 담임 선생님의 복수를 다짐한 <체육대회>.모든 경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고 억울함이 가득한 체육 대회이지만, 아이들의 복수전은 빛나는 복수전이었다.
마음이 외로운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를 더하는 따뜻한 소설.
""착하다. 착하다. 착하다." 세 번이나 미리 칭찬을 했으니 나중에 착한 일을 세번 더 하라고 삼촌이 말했다. 그 말이 이상하게 슬펐다. 나는 삼촌이 떠날 것이라는 예감에 사로잡혔고 그래서 착한 아이가 되기 싫다며 화를 냈다."(p 201)
현우가 떠날때 나도 이렇게 쓰다듬어 주었다. '열심히 했으면 세계 평화가 위험해 진다'는 어른들의 말은 왠지 서글프게 들린다.
"이십 년 전 친구가 왜 그랬는지도 지금까지 모르겠다고. 그러니 옆집 아이의 마음은 더더욱 모르겠다고.나는 아빠에게 왜 옥상에서 잠을 자게 되었는지에 대해 고백했다. 왜 그렇게 동생이 미워졌는지 모르겠다고. 내 안에 나쁜 것들이 깃들어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p 222)
어쩌면 우리는 왜 미움이 생기는지도 모른채 그렇게 어른이 되어가는 것 같다. 더러는 모른척해주며 외로울땐 힘이 되어 줄 수있는 그런 사람들이 조금씩 쌓여간다면 마음의 감기 따위는 이겨내며 덜 외롭게 살아갈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