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과학을 전공한 연구자 출신인 소설가 이요하라 신의 <달까지 3킬로미터>는 과학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계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감성 작품으로 과학과 감성이 소설 속에 어떻게 담겨있을지 궁금한 소설이었다.
달, 눈, 화석, 화산, 바닷속 퇴적층, 우주, 소립자 등 지구과학과 관련 된 내용 외에 과학적 내용이 담겨있지만 이야기 속에서 겉돌거나 어색하지 않고, 내용 또한 어렵지 않아서 자연스레 소설 속 내용으로 녹아있어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읽을 수 있게 만들어준다.
달에 대해 잘 아는 택시기사, 눈 결정 연구에 진심인 기상청 기술전문관, 화석을 캐는 전직 박물관 관장, 퇴적층을 연구하는 고古기후 연구자, 소립자를 연구하는 계약직 연구원, 산 바보 화산 연구자까지 각각의 이야기 속에서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고 연구에 진심인 연구자, 과학자들을 통해 여러 일들로 좌절하고 상처를 안고 있는 인물들을 자연과 과학으로 위로해주는 역할을 한다.
과학이 담긴 소설이라 해서 과학적인 내용의 어려운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그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 자연과 과학 이야기가 스며들어 있는 이야기였다. <달까지 3킬로미터>를 통해 과학에 대하여 이전과는 다른 시선을 갖게 해준 이야기들이었고, 과학이 이렇게 따스하고 감성적일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준 소설집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