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
"활은 얼마간 무위無爲의 시간이 필요하다. 늘 팽팽하게 긴장해 있는 활은 힘을 잃는다. 활을 가만히 놓아두어 견고함을 회복할 여유를 주어야 한다. 그러면 네가 마침내 시위를 당길 때 활은 흡족한 듯 온전히 그 힘을 발휘할 것이다."(p 49)
"활에는 본연의 의식이 없다. 활은 궁사의 손과 욕망의 연장이며, 살상에도, 명상에도 쓰일 수 있다. 그러므로 항상 네 의도를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활은 유연하지만 유연함에는 한계가 있다. 한계치를 넘도록 당기면 활이 부러지거나 궁사의 손이 피로해진다. 그러므로 너의 도구와 조화를 이루도록 노력하되 도구의 능력치 이상을 바라서는 안된다."(p 50)
도구로서의 활을 잘 쓰는 법.
손은 온몸의 근육과 궁사의 의도와 활쏘기의 노력이 모두 한데 집중되는 지점(p51)
활을 이해하기 위해 활이 팔의 일부이자 사유의 연장이 되어야 한다.
#화살
"화살은 의도다. 의도는 명료하고 올곧고 균형 잡혀 있어야 한다. 한번 떠난 화살은 돌아오지 않는다. 따라서 발시에 이르기까지의 동작이 올바르지 않고 부정확했다면, 시위가 완전히 당겨졌고 표적이 앞에 있다는 이유로 아무렇게나 쏘기보다는 중간에 동작을 멈추는 편이 낫다."(p 55)
하지만 올바른 동작을 취했다면 망설임 없이 쏘아야 한다. 표적을 빗나가더라도 다음번에 더 잘 조준할 수 있다.
위험을 무릅쓰지 않는다면 어떤 변화도 없다.
#표적
"표적은 가닿아야 하는 목적이다.
표적을 선택하는 이는 궁사다. 하지만 표적은 늘 멀리 떨어져 있고, 화살이 빗나가더라도 절대로 표적을 탓할 수는 없다. 여기에 궁도의 아름다움이 있다. 상대가 더 강했기 때문이라고 자신을 변명할 수 없다는 것. 네 표적은 너 스스로 선택했으니 그 책임도 너에게 있다....
표적이 화살 끝에 아주 가까이 닿은 듯 느껴질 때 비로소 활시위를 놓아야 한다."(p 61)
표적을 적으로만 여긴다면 내면의 발전은 미약하다.
표적을 직접 선택하고, 명중을 위해 최선을 다해 겸손한 마음으로 스스로의 존엄을 잃지 말아야 한다.
표적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 표적에 대한 노력, 수련, 모든 요소들에 대한 고려와 직관을 통해 하나씩 터득하는 과정은 궁사를 발전시킨다. 궁사의 욕망이 표적의 의미를 만든다.
#자세
"평정은 마음에서 나온다. 마음은 비록 불안에 시달릴 때도 많지만 올바른 자세를 취해야 최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 또한 알고 있다."(p 69)
"우아함은 가장 편안한 자세가 아니라 완벽하게 활을 쏘기 위한 최적의 자세에서 나온다."(p 70)
궁사가 간결함과 집중에 이르렀을 때 나타나는 군더더기 없는 우아한 자세. 간결하고 절제될수록 아름답다.